윔블던을 가다.
기본정보   이름: 윤규식      등록일: 2018-10-15 16:21:48     조회: 2486

 


 


 

테니스의 성지 윔블던을 순례하다


여행의 목적이 윔블던은 아니었다. 혼자 파리에서 한 달 쯤 지내 볼 생각으로 아무런 계획 없이 에어프랑스에 몸을 실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혼자서 중학생수준의 영어실력으로 한 달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국제미아만 안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성공이라는 생각을 했다.

 



 

숙소를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을 때의 느낌은 백년도 넘은 지하철을 때깔나게 고치지 않아서인지 내가 할리우드의 갱영화 무대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소매치기 흑형들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어 다양한 복장의 흑인들이 모두 나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 흑인에 대한, 그리고 타투에 대한 선입견이 있음은 용서받아야 할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에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는 소소한 정보도 모르는 탓에 파리의 지하철문을 바로 차기도 했고 화장실을 찾지 못해 에펠탑 근처의 나무 뒤에서 실례를 하기도 했다.

 

파리의 바람 속에는 두 가지의 냄새가 배여 있다.

하나는 향수의 나라답게 향수냄새가 있고 골목이나 약간 후미진 곳으로 가면 거의 지린내를 맡을 수 있다.

일주일동안 파리 시내를 지하철로, 버스로, 걸어서 마구 헤집고 다녔다.

 

파리는 명성만큼 크지 않은 도시였다.

파리가 익숙해질 때쯤, 윔블든 시즌이 오고 있었다.

 

도버해협 아래로 가는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으로 넘어갔다.

런던에서 테러가 있어 입국심사가 까다로웠지만 윔블던을 보러 왔다는 말에 환한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는 심사관을 보며 영국인의 윔블던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런던의 호스텔에서 며칠을 묵었다.

네 명이 들어가는 방에 스페인총각, 아르헨티나 아줌마, 이태리노총각, 나

이렇게 남녀 구분이 없어 가벼운 문화충격을 느꼈다.

윔블든 시합 하루 전 날, 윔블든 경기장 위치를 알기 위해 미리 답사를 갔다.

 

각설하고, 다음날 새벽밥을 챙겨먹고 길을 나섰다.

 

7시쯤 윔블던 역에 도착하여 윔블던경기장으로 향하는 인파에 휩쓸려 넓은 잔디밭에 도착했다.

 

 

그때부터 고행이 시작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땡볕에서 오후 1시까지 마냥 기다려야 했다.

표를 예매한 사람들은 입장을 하고 그 자리에서 내게 준 표에는 6802라고 적혀 있었다.

 

돗자리를 깔고 드러누운 사람도 있고 일본대학생들로 보이는 한 무리는 게임을 하며 놀았고 혼자서 대여섯 시간을 여름 볕에 내버려 두다니 빨래 취급을 받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오후가 되자, 입장이 시작되었는데 주차장 옆에는 며칠 전부터 윔블든 경기를 보기위해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여행객들이 있었다.

입장료는 상상하던 만큼 비싸지는 않았다.

물론 1~3번 코트 입장은 예매를 해야 하지만 Grounds 입장은 25파운드이므로 4만원이 좀 안 되는 돈이었다.  

각 코트에서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잘 가꾼 푸른 잔디와 하얀 색 경기복의 선수와 꽃으로 치장한 경기장과 휴게 장소와 꽉 들어찬 관중들이 어우러져 윔블든을 빛내고 있었다.

최장신선수인 칼로비치와 유즈니 선수의 경기도 보고 아자렌카의 경기도 보았다. 1번 실내코트에선 페더러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고 머레이언덕에서 전광판으로 중계되고 있었다.

 

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니 구석구석 헤집고 다녔다.

기념품가게에서 사고 싶은 게 많았으나 짠내투어 중이어서 싼 거 몇 개 사고 발길을 돌렸다.

윔블던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모든 게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3달쯤 지나니 나이 탓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글로 쓸 게 많지가 않다. 그래서 남는 게 사진 밖에 없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누구말처럼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지 다리가 떨리면 못 떠난다는 얘기대로

혼자 힘들게 찾은 윔블던에서 맘껏 쏘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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